1. 캐츠비가 이야기하는 인류의 술문화
인간은 왜, 언제, 어떻게 술을 알게 되었는가

술의 역사는 단순히 “마시는 기호품”의 역사라기보다, 인류 문명의 형성과 함께 진화한 기술·의례·사회 구조의 기록에 가깝다. 불을 다루고, 도구를 만들고, 언어를 정교화한 인간은 어느 순간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썩는 것과 달리, 어떤 변화는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그 변화가 바로 발효다.
2. 우연에서 지식으로: 술의 탄생
2-1. 자연 발효와 최초의 경험
술은 발명품이 아니라 발견물이었다.
야생 과일이 떨어져 깨지고, 그 즙이 공기 중 효모와 만나 자연 발효되면서 알코올을 만들어냈다. 이를 먹은 동물과 인간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기분의 고양
통증과 불안의 완화
사회적 경계의 완화
즉, 술은 처음부터 신체적 반응 +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지닌 물질이었다.

2-2. 농경의 시작과 발효주의 구조화
신석기 혁명은 술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다.
곡물 재배 → 저장
저장 → 당화
당화 → 발효
이 흐름 속에서 인류는 의도적으로 술을 만들기 시작한다.
단순한 우연의 부산물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기술로서의 술이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중국 자후(Jiahu) 유적: 쌀·꿀·과일 혼합 발효주 (약 9,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보리 맥주
이집트: 빵과 맥주의 공존 문화
술은 곧 식량이자 의례품, 때로는 임금이 된다.
3. 발효주는 문명을 조직했다
3-1. 술과 권력
고대 사회에서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보상
왕과 사제 계급의 특권
술을 통제하는 자가 잉여 생산물과 노동, 그리고 공동체의 리듬을 통제했다.
3-2. 술과 종교
대부분의 고대 종교에서 술은 중개자였다.
인간 ↔ 신
현실 ↔ 초월
개인 ↔ 공동체
취함은 타락이 아니라 의식의 확장 상태로 인식되었고, 이는 후대까지 이어진다.
4. 전파와 분화: 지역별 발효주의 진화
술은 곡물과 기후, 미생물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갖는다.
곡물권: 맥주, 막걸리, 사케
과일권: 와인
꿀권: 미드(mead)
이 단계까지가 발효주의 세계다.
알코올은 낮고, 양은 많으며, 술은 “마신다”기보다 “함께 먹는다”에 가까웠다.
5. 캐츠비의 관점: 술은 인간성의 거울이다
술은 인간의 세 가지 본능을 동시에 자극한다.
생존 – 발효는 저장과 안전한 섭취 방식
사회성 – 공동체적 음용
이야기 – 신화, 의례, 기록의 탄생
이 시점에서 술은 이미 문화다.
아직 ‘증류’도, ‘위스키’도, ‘싱글몰트’도 없었지만, 술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