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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캐츠비가 이야기하는 인류의 술문화

섞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

👤 캐츠비마스터 🗓 2025.12.17 👁 13

Victorian Alcohol Producers and Retailers

블렌디드 위스키의 시대와 싱글몰트의 잠행

19세기 중반 이후, 위스키는 더 이상 변방의 술이 아니었다.
합법, 유통, 숙성, 브랜드—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며 위스키는 산업의 문턱을 넘는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위스키 역사상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 열린다.

블렌디드 vs 싱글몰트


1. 산업화의 결정타: 코페이 스틸의 등장

1-1. 연속식 증류, 술의 성격을 바꾸다

1830년대, 아일랜드 출신 아이니어스 코페이(Aeneas Coffey)
연속식 증류기(컬럼 스틸)를 완성한다.

이 기술의 의미는 단순하다.

  • 빠르다

  • 싸다

  • 균일하다

  • 도수가 높고 개성이 적다

이로써 그레인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그레인 위스키 자체는 매력이 없었지만,
섞였을 때 모든 것을 바꿨다.


2. 블렌디드 위스키: 대중의 술이 되다

2-1. 왜 섞었는가

싱글몰트는:

  • 생산량이 적고

  • 맛의 편차가 크며

  • 가격이 높았다

반면 블렌디드는:

  • 맛이 일정하고

  • 마시기 쉽고

  • 대량 생산 가능

여기에 결정적 사건이 겹친다.


The Plague of Phylloxera: When Cognac Was Culled – The Gourmet Gazette

3. 프랑스 포도밭의 붕괴와 위스키의 기회

19세기 후반, 필록세라(Phylloxera) 라는 해충이 프랑스 전역의 포도밭을 초토화시킨다.

결과는 명확했다.

  • 브랜디·와인 공급 붕괴

  • 유럽 상류층의 술 공백

  • 대체 주류 필요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였다.

조니 워커, 시바스 리갈, 듀어스—
이 이름들이 이 시기에 세계로 뻗어나간다.


Great French Wine Blight - Wikipedia

4. 싱글몰트의 후퇴: 살아남기 위한 침묵, 이 시기, 싱글몰트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 전면에 나설 필요가 없었다.

  • 대부분 블렌드의 원액으로 사용

  • 증류소 이름은 숨겨짐

  • “몰트의 개성”은 내부 자산이 됨

이때 스코틀랜드에는 수많은 증류소가 생기지만,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 캐츠비의 관점: 블렌디드는 타협이 아니라 전략이다

종종 이렇게 말한다.

“블렌디드는 질이 낮다.”

이건 역사적으로 틀린 말이다.

블렌디드는:

  • 불안정한 몰트를 안정화했고

  • 위스키를 세계로 확산시켰으며

  • 증류소들을 먹여 살렸다

만약 블렌디드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싱글몰트도 존재하지 않는다.


6. 그러나 균열은 이미 시작되었다

20세기로 접어들며,
위스키는 너무 안정적이 되어간다.

  • 어디서 마셔도 비슷한 맛

  • 브랜드는 커졌지만 이야기성은 약화

  • 산업은 커졌지만 ‘땅의 목소리’는 희미해짐

그리고 이때, 아주 조용히 질문이 떠오른다.

“이 술은, 어디에서 왔는가?”


7. 폭풍 전야: 금주법과 몰트의 잠복

이 질문에 답할 시간도 없이,
미국에서는 금주법(Prohibition) 이 시작되고
세계 위스키 산업은 한 번 더 휘청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혼란은 훗날 싱글몰트의 부활을 준비하는
긴 숙성 기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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